브라운아이드소울 × 송원영 감독, 20년에 걸친 감성의 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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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5집 ‘우리들의 순간’으로 완성된 20년의 미학

브라운아이드소울이 돌아왔다. 정엽, 나얼, 영준으로 이어지는 목소리의 조화는 여전히 압도적이고, 그들의 음악은 여전히 ‘시간’을 노래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단순히 귀로 듣는 음악이 아니라, 눈으로 느끼는 서사로 완성됐다. 타이틀곡 ‘우리들의 순간(In a Moment)’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송원영 감독은, 오랜 시간 브아솔과 함께 감정의 기억을 영상으로 직조해온 인물이다. 이 둘의 협업사는 단순한 뮤직비디오 기록이 아니라, 한 세대의 감성을 축적한 예술적 궤적에 가깝다.

1. 이번 신곡 ‘우리들의 순간’: 잊을 수 없는 시간의 질감

2025년 9월 23일,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정규 5집 ‘Soul Tricycle’이 공개되었다. 타이틀곡 ‘우리들의 순간’은 1990년대 R&B의 온기를 현재의 사운드로 새롭게 옮겨온 작품이다. 송원영 감독은 배우 안재홍과 김주원을 캐스팅해, 서로 다른 시간대를 살아가는 두 인물의 교차점을 그려냈다.

젤라또 가게를 운영하는 남자가 우연히 옛 연인을 마주치는 장면. 대사는 거의 없지만, 카메라의 느린 움직임과 빛의 변화만으로도 말보다 많은 감정을 전달한다. 감독은 “인터넷이 없던 시절, 느리고 따뜻한 감정의 결을 다시 꺼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화면에는 당시의 간판, 유리, 셔츠, 빛의 색온도까지 정교하게 재현되어 있다. 모든 요소가 시간의 질감을 복원한다.

공식 티저 영상과 언론 기사에는 ‘Directed & Story by Song WonYoung’이라는 크레딧이 명확히 표기되어 있다. 브아솔의 사운드가 ‘추억의 공명’을 만들 때, 송원영의 카메라는 그 공명을 ‘거리의 정서’로 번역한다. 정엽의 미성, 영준의 중저음, 나얼의 절정 애드리브는 각각 인물의 감정 단계를 시각적으로 연결시키는 장치로 쓰인다. 그 결과 ‘우리들의 순간’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보다 더 깊은, “시간이 만든 감정의 기록”으로 완성된다.

 

2. 브라운아이드소울과 송원영 감독의 인연

브라운아이드소울은 데뷔 초부터 음악의 본질을 ‘감정의 진심’으로 정의해왔다. 송원영 감독은 그 감정의 진심을 ‘영상 언어’로 번역해온 사람이다. 두 사람의 협업은 2010년대 초반부터 이어졌으며, 서로의 미학이 점점 맞물리며 하나의 세계를 만들었다.

• 2010년 ‘SOUL FEVER 콘서트 필름’  
공식 영상 설명에 DIRECTOR: SONG WON YOUNG이 명시되어 있다. 이 작업에서 이미 감독은 관객의 숨결, 무대의 어둠, 조명의 흐름을 편집 리듬으로 사용했다. 이후 그의 뮤직비디오에서도 ‘호흡의 편집’은 핵심 미학으로 자리 잡는다.

• 2013년 ‘Always Be There’  
에이프릴샤워필름 제작, 송원영 감독 연출. 흑백과 컬러의 교차, 도시와 인간의 거리, 일상 속 감정의 균열 등 송 감독의 시그니처가 가장 명확하게 드러난 작품이다. 브아솔의 10주년 싱글로, 그들의 ‘성숙한 슬픔’을 시각화한 대표작이다.

• 2013년 ‘너를(You)’  
배우 김영광과 경수진이 출연한 작품으로, 공개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다수의 아카이브 페이지에서 송원영 감독 연출로 기록되어 있으나, 일부 플랫폼에는 공식 크레딧이 누락되어 있다. 영상 속 연인의 회상 구조, 거리 유지, 자연광 연출은 그의 전형적인 스타일을 보여준다.

• 2015년 ‘Pass Me By’  
정규 4집 ‘Side A’ 수록곡으로, 시간과 이별을 주제로 한 감정의 흐름을 담았다. 공식 필모그래피에 송원영 연출로 기록되어 있으며, 도시 속 ‘떠남’을 정적인 시선으로 포착했다. 조명을 최소화하고, 피사체보다 배경의 온도를 더 강조하는 방식은 이후 브아솔 뮤비의 표준처럼 자리 잡았다.

• 2015년 ‘Home’  
배우 이제훈이 출연한 감성 뮤직비디오로, 송원영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인물의 내면을 ‘거리’와 ‘조명’으로 표현하는 그의 미학이 가장 세련되게 구현된 시기다. 이후 ‘우리들의 순간’에 이르기까지, 브아솔의 시각 언어는 이 작품을 기반으로 진화했다.

 

 

3. 감정의 연대기: ‘우리들의 순간’이 잇는 선

‘우리들의 순간’의 진정한 의미는 단순한 신작이 아니라, 그동안 쌓여온 브아솔 × 송원영의 세계를 정리하는 데 있다. 화면의 톤, 음악의 구조, 감정의 거리 모두가 과거와 연결되어 있다.

(1) 90년대의 질감  
브아솔의 음악이 90s R&B의 하모니를 되살렸다면, 송원영은 영상에서 그 시대의 온기를 구현했다. 인물의 옷, 간판, 조명, 거리—all real, not stylized. 인위적 복고가 아니라, ‘그때의 공기’를 그대로 끌어왔다.

(2) 거리의 미학  
감독은 인물의 감정을 카메라가 너무 빨리 따라잡지 않게 만든다. 감정의 폭발 대신, 남아 있는 여운을 담는다. 브아솔의 화음이 길어질수록, 카메라의 롱테이크도 길어진다.

(3) 현실과 회상의 경계  
‘우리들의 순간’과 수록곡 ‘어쩌면 너는 이렇게도’는 같은 세계의 다른 계절처럼 느껴진다. 기사에 따르면 두 곡은 하나의 감정선(헤어진 두 사람의 기억과 재회)을 공유한다. 단, 후자의 감독 표기는 일부 자료에서 누락되어 있어 공식 확인이 필요하다.

(4) 팬을 위한 ‘아카이빙 상영회’  
브아솔은 이번 앨범의 두 편의 뮤직비디오를 CGV 프리미어 상영회를 통해 먼저 공개했다. 이는 단순한 홍보를 넘어, 음악·영상·전시가 하나의 서사로 확장되는 새로운 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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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협업 연표

• 2010  — Brown Eyed Soul Concert ‘SOUL FEVER’ (감독: 송원영)  
• 2013  — ‘Always Be There’ (감독: 송원영, 에이프릴샤워필름 제작)  
• 2013  — ‘너를(You)’ (감독 송원영, 김영광·경수진 출연 / 공식 크레딧 추가 확인 필요)  
• 2015  — ‘Pass Me By’ (감독 송원영 / 필모그래피 기록 확인)  
• 2015  — ‘Home’ (감독 송원영, 출연 이제훈 / SNS·필모 일치)  
• 2025  — ‘우리들의 순간’ (감독 송원영, 출연 안재홍·김주원 / 공식 티저 표기)  
• 2025  — ‘어쩌면 너는 이렇게도’ (연출 미확인, 서사 연속성 존재)

초기 곡 ‘My Everything’은 일부에서 송원영 연출로 잘못 알려졌으나, 공식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감독은 차은택이다. 이는 확인된 자료를 기준으로 명확히 정정되어야 한다.

5. 송원영 감독의 미학: “빛보다 감정이 먼저다”

송원영 감독의 영상에는 공통된 정서적 문법이 있다.  
첫째,

빛의 방향보다 감정의 흐름이 중요하다. 인물의 얼굴보다 그림자와 반사를 더 자주 담는다.  
둘째,

정적인 구도 속의 긴장감. 카메라는 흔들리지 않지만, 감정은 흔들린다.  
셋째,

도시의 낯섦. 그는 평범한 거리와 카페, 버스정류장을 가장 섬세한 기억의 배경으로 만든다.  
넷째,

편집의 숨결. 컷 사이의 ‘쉼’을 음악의 하모니와 동기화시킨다.

브아솔의 음악이 ‘사랑의 후렴구’를 들려준다면, 송원영의 영상은 그 후렴구가 끝난 뒤 남는 정적을 보여준다.  
그 정적 속에서 관객은 자신이 잊은 감정을 다시 듣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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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우리들의 순간’ 이후, 감정의 확장

정규 5집 ‘Soul Tricycle’은 브아솔의 사운드가 한 세대의 기억을 어떻게 이어가는지를 보여주는 앨범이다. 그들의 음악은 여전히 인간적이고, 그들의 영상은 여전히 따뜻하다.  
송원영 감독과의 협업은 단순한 뮤직비디오 이상이다. 그것은 감정의 기록이며, 한 세대의 감성 언어를 아카이빙하는 과정이다.

‘우리들의 순간’은 브아솔이 쌓아온 시간의 감정을 한 장면에 압축해 놓은 작품이다.  
이 뮤직비디오는 말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완성한 건, 오랜 시간 함께 감정을 다뤄온 송원영 감독의 시선이다.

결국 브아솔의 영상은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빛이 닿기 전에, 감정이 먼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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